LA사랑의교회 중고등부 LA구치소 견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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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사랑의교회 중고등부 LA구치소 견학기
“결과를 생각하고 결정할 것입니다”
‘실수라도 법 어겨선 안돼’…한인학생들 ‘LA구치소 견학기’ [LA중앙일보]
‘한순간 잘못된 판단이 이런 결과를…’
수많은 재소자 보며 ‘바른 생활’ 다짐
‘철커덕’ 쇳소리를 내며 감방 문이 닫히자 앤디 김(13.존 보로우스)군과 데이비드 최(13)군은 철로 된 침대를 바라보며 “매트리스도 없이 춥겠다”고 한숨섞인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들은 청소년 마약방지 비영리재단인 ‘마약없는 커뮤니티 재단'(이사장 길옥빈)에서 마련한 LA카운티 구치소 견학 프로그램에 참가한 LA사랑의교회 학생부원들이다. 7일 아침 일찍 구치소 건물 앞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웃으며 서로 장난치던 얼굴들은 10분도 안돼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2주 전 교회를 방문한 말콤 하크루 LA카운티 셰리프 경관에게 오리엔테이션을 받았지만 이들은 ‘재소자를 보면 웃지 말 것”절대 말하지 말 것’ 등 30분동안 재교육을 받고 나서야 이날 감옥 투어에 나설 수 있었다.
특수 철제로 만들어진 육중한 2중 자동 철문을 지나 처음 간 곳은 일반 재소자들이 있는 신관 4층. 공기 정화를 위해 틀어놓는 바람을 맞으며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앞쪽에 파란색 수의를 입은 수십 명의 재소자들이 벽에 얼굴을 대고 서 있었다. 이날 투어를 이끈 하크루 경관은 “교도관의 말을 듣지 않았거나 규율을 어긴 벌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치소에서 유일하게 공기를 쐴 수 있는 9층 옥상의 운동장. 비가 쏟아져 바닥은 물로 흥건했지만 십 여명의 모범수들이 아직도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농구를 즐기고 있었다. 흉악범을 위해 한쪽 벽면에 설치된 4개의 작은 철장도 재소자로 꽉 찼다. 온 몸의 문신을 보이며 전화를 걸거나 운동하는 흉악범들을 호기심으로 쳐다보던 학생들은 이들이 생글생글 웃어보이자 슬그머니 눈을 돌렸다.
비교적 죄질이 가볍거나 모범수가 사는 2층에서 동성애자를 가리키는 하늘색 수의를 입은 재소자들이 옆으로 지나가자 대열을 쫓아가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구취가 심한 구관의 4인용 감방에서 5분동안 수감 생활을 체험한 후 마지막으로 모범수 카메론(35)씨의 특별간증을 들은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이런 결과를 가져다 줄 지 몰랐다”며 바르게 살 것을 다짐했다.
투어를 마치고 구치소 문을 나서는 주디 이(14.라카냐다고)양은 “재소자들을 보니 가슴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며 “정말 실수라도 법을 어기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권혁수 교육부 담당 목사는 “무엇보다도 생생한 경험이라 학생들에게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인 만큼 앞으로 겪을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과 동행한 마약없는 커뮤니티 재단의 길옥빈 이사장과 케빈 장 부이사장은 “이 프로그램은 원래 문제아 청소년들의 선도용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한인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어렵게 추진했다”며 “아무쪼록 투어에 참가한 한인 청소년들을 통해 주위의 친구들과 사회가 변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방문뒤 달라졌어요
LA카운티 구치소 투어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한 말콤 하크루 셰리프 경관은 지난 7일 한인 청소년들이 투어 전후 작성, 제출한 설문지 내용을 정리해 이메일로 9일 발송했다. 다음은 구치소 투어 방문 전과 방문 후 바뀐 한인 청소년들의 시각.
-감옥에 대한 생각은.
▷투어 전: 무섭고 춥고 어두운 것.
▷투어 후: 잘못된 결정을 내려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르는 곳.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 결과를 생각해 보는가.
▷방문 전: 가끔.
▷방문 후: 전에는 안 그랬지만 이제는 반드시 할 것이다.
-결과를 생각한 후 결정한다는 것의 의미는.
▷방문 전: 두 번 생각하는 것.
▷방문 후: 나의 주위를 돌아보며 삶을 살아가는 것.
장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