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야기

16번째 고등학교 그리고 마지막이 되어버린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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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본격적인 졸업식 시즌이다. 학교마다 한 학년의 매듭을 짓고 사회로 또는 새로운 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에 인해 생동감이 넘치는 6월이다. 지난주 금요일 우리 교회 본당에서도 수많은 어려움과 걸림돌을 넘어 마침내 고등학교 마침표를 찍은 자랑스러운 학생들의 졸업식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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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LASR 공립대안고등학교 졸업생-Class 2014>

우리 교회가 섬기고 있는 LASR 공립 대안 고등학교는2008년 2월 LA지역 16-25세 청소년(Youth)들에게 다양하고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여 준비시킴으로써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감당하도록 돕기 위해 시작된 학교다. 우리 이민자들의 자녀들은 가정형편의 어려움으로 인해, 또는 신분 문제나 문화적 충격으로,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 실례로 우리가 속해 있는 LA통합교육국의 고등학교 졸업률이 60%가 되지 않는 통계를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학생이 균등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지 쉽게 짐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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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 수여식, 차터스쿨 관계자들과 교사들이 함께 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LASR공립대안학교의 졸업식은 이러한 학생들의 꿈과 비전이 회복되고 사회의 냉대와 차별에서 벗어나 이제는 당당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서 있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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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추억의 한 장의 사진으로만 기록될 시간들이다>

지난해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이제는 학교 동문 대표로 강단에 선 Luis Garcia는 자신의 지난 한 해를 이렇게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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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가 가득했던 교실을 떠나며, 그러나 이제 새로운 꿈을 꿉니다!>

“저는 LASR공립대안고등학교에 오기까지 15개의 학교를 거쳐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저에게 여기는 그냥 저의 16번째 학교일 뿐이었습니다. 적어도 Stella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저는 학교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나를 한 인격체로 존중해 주시고 나의 가능성을 믿어 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Ameritech College를 졸업하고 Target에서 1년 만에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선생님들과 Staff들이 그렇게 귀찮게 나를 따라다니며 해 준 말들이 지금 제가 직장에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그저 16번째 학교일 것 같았던 이곳이 저의 마지막 학교가 되었고 이제 나는 Target 회사에서 새로운 꿈을 준비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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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배움의 길을 열어준 교사들과 마지막 인사하는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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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고 함께 울고. 당신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 학교는 길을 잃어버린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하여 본 궤도에 올려놓는 일을 하고 있다. 이번에 졸업하는 학생들을 위해 연사로 나선 John Muir Charter School의 알제이 게스는 학생들에게 인생을 마라톤이라면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서는 좋은 교육의 신발을 신고 계속 배우고 공부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학교와 협렵하는 20곳의 비영리/영리 협력단체 대표로 연설한 알만 아바네시안 ATECHSO 부회장은 이제 졸업을 하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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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선생님의 사랑이 너무 커서 감당하기 어렵지만……>

“저는 9살 때 이란에서 왔습니다. 미국은 정말 기회의 나라였습니다. 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대학졸업 후에 시작한 사업은 날로 번창했고 내 인생에 더는 좋은 날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25세 나이에 이미 나는 남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성공 그리고 남이 부러워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내 주위는 항상 친구들로 넘쳤습니다. 그런데 정말 하루아침에 사업이 망했습니다. 정말 긴 터널을 걸어가는 것과 같이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내 주위를 항상 맴돌던 친구들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나를 떠나지 않았던 3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잘 나갈 때는 알 수 없었던 진정한 우정을 나는 고난의 길을 걸어가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난의 길은 진정한 우정만 준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 주었고 그 고난은 나에게 정말 큰 배움을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고난을 즐기십시오. 고난을 통해 배우십시오. 잘 나갈 때는 배우는 것이 없습니다. 실패와 좌절, 그리고 실수와 방황할 때 배우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이와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꿋꿋이 나아가십시오. 언젠가는 그 터널의 끝에 서 있는 여러분을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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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CHSO 부회장은 지난 한 해 우리 학생들에게 자신의 IT 회사를 오픈하여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멘토가 되어 준 분이다. 학교를 벗어나 오랫동안 스스로 생활해 온 학생들에게 다시 스케줄이 있고 시간 내에 끝내야 하는 과정이 있는 삶을 훈련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교사들과 학교 Staff들은 우리가 제공할 수 없는 많은 서비스와 프로그램들을 다른 비영리협력 단체들과 연계하여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학생들은 작은 교실에서 벗어나 홈리스들을 도우면서, 기업체를 방문하면서, 빅브라더들 만나 상담하면서 자라갔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인턴십을 거치면서 회사의 조직 체계를 눈으로 배우고 경험하면서 헐렁한 바지도 양복바지로 바뀌었다. 또한, 혼자가 아닌 이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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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와 협력하고 있는 비영리/영리 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축하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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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을 기뻐하는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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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간 정말 사랑하기에 수없이 싸워야만 했던 교사들의 수고를 어떻게 다 말할 수 있을까? 할 수 없다고 버티는 학생들 앞에,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패배자 앞에, 나는 성공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자들에게 교육이라는 작은 도구를 통해 세상을 보여주고 새로운 도전과 신뢰 그리고 성취감을 통해 그 거대한 벽을 수없이 무너뜨려 온 것이다. 그리고 이제 사회로 떠나보내는 학생들을 눈물로 작별인사를 한다.

Fernando Javier Campa, Narciso A. Elusorio Jr. Luis Isaias Ixquiac, Cedric Aeron Luna, Jorge Martinez, Mauriyer Narcia, Gaius Sejun Park, Carlos Alberto Rojo, Oscar Ruiz Benitez, Alex Sanchez, Ronald Mendoza Serrano, Viviana Ivonne Valentin…. 이 학생들이 바로 그 거대한 벽을 넘어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 명 한 명 학생의 이름이 불릴때 마다 모두가 진심 어린 축하와 박수 그리고 환호성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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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사는 커뮤니티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고민하다 시작한 학교 사역이 매년 귀한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성도들의 귀한 물질의 헌신과 기도의 무릎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100여 명의 졸업생들과 500여 명의 학생들이 우리 학교와 제공되는 서비스들을 통해 잃어버렸던 자신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꿈과 비전을 찾아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들로 자신들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올해도 변함없이 수많은  기적의 주인공들이 탄생했다. 그리고 그 기적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들의 가정과 사회 그리고 속해 있는 직장과 일터에서 또 다른 기적을 낳게 될 것이다. 기대하자! 이러한 수많은 기적의 주인공들을 통해 다음 세대를 책임지는 교회로 든든히 세워져 가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