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야기

뙤약볕보다 더 뜨거웠던 고등부 선교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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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8월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뙤약볕만이 내리쬐는 멕시코의 바하 캘리포니아에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여들었다. 미 전국 각지에서 약 380여 명의 청소년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모인 것이다. 자라온 환경도, 소속되어 있는 교회도, 살고 있는 지역도 모두 달랐지만 이들에게는 공통된 사명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 땅, 바하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들을 축복하고 저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기 위한 일이었다.

16342878784026.jpg<미 전국에서 모인 350여명의 청소년들이 합심으로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LA에서 불과 2시간 남짓 떨어진 곳이지만 삶의 환경과 시설 그 어느 것 하나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위해 갖추어진 것 없는 황량한 땅이다. 짧은 국경을 사이에 두고 이렇게 다른 두 삶이 존재할 수 있을지 눈을 의심할 정도로 다른 이곳에 우리 아이들이 간 것이다. 미국의 풍요로움과 편안함에 도취되어 있어 미쳐 깨닫지 못한 세상이 저들에게 펼쳐진 것이다.

16342878794621.jpg<샌디에고 국경에서 멕시코로 향하는 버스로 갈아타고 출발!>

16342878806981.jpg<바하 멕시코에 사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길 기도하다>

2013년 8월 7일 오전, 교회 주차장이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처음 떠나는 선교 여행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다. 7일간의 짧은 단기 선교였지만 이를 위해 우리 아이들은 지난 수개월을 기도와 말씀으로 준비해 왔다. 선교지의 영혼들을 기억하며, 하나님께서 나에게 붙여주실 영혼들을 기대하며 준비한 이번 단기선교였다. 준비는 영적 준비만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 땅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비용도 스스로 준비해야만 했다. 캔디도 팔고 커피도 팔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꼭꼭 숨겨둔 용돈도 다 털었어야만 했다. 설거지 한번 해 보지 않았던 아이들이었지만 이번만큼은 팔을 걷어붙이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나선 것이다.

교회 밴에 몸을 싣고 2시간을 달려 샌디에고 국경에 도착했다. 때마침 마중 나온 선교회 차량으로 갈아타고 국경을 넘어 바하 멕시코로 향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내 눈에 익숙한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도착하자 마자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바로 사역이 시작되었다. 15명의 청소년에게 주어진 사역은 San Telmo라는 지역에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짓는 일이었다. 지붕 하나 없이 차가운 사막의 공기를 막을만한 담장 하나 없이 살아가는 주민들을 위해 우리 선교팀들은 첫날부터 주체할 수 없는 땀을 흘려야만 했다. 어른들을 도와 집을 짓는 일이었지만 정말 맨땅에서 시작한 집짓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5일간의 짧은 시간에 한 채의 집을 지어야 하기에 아이들은 바빴다. 비록 작은 한 채의 집이었지만, 15명의 선교팀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비용을 마련하여 짓는 집이었기에 못질 하나 페인트 하나 정성이 들어간다. 그리고 곧 완성될 집에서 살게 될 가족들을 그리며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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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 첫 날 부터 바하 멕시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사역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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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힘을 합하여 마침내 맨 땅에 벽을 세웠다. 자랑스러운 우리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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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집과 이 집에 거주하게 될 가족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낮에는 집을 지었다면 오후 시간과 저녁에는 이 지역 꼬맹이들을 위한 신나는 여름 성경학교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참석하는 아이들은 전도해서 와야 한다. 모든 것이 셀프(self)다. 스페니쉬 한마디 못하는 선교팀원들이 길거리에 나가 또는 집들을 방문하여 아이들을 전도해야 하니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낯선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무엇을 말해야 할지, 벌써 머리가 복잡한 듯 하다. 그러나 그런 모습도 잠시, 선교팀들은 담대히 나아가 지역 전도를 시작했다. 또, 한편에서는 여름성경학교 준비로 바쁘다.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더 예수님께 나올 수 있게 할 지 아이들의 진지한 논의와 준비가 이어진다. 연극팀, 퍼퍼먼스 팀, 각자에게 주신 은사에 따라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복음 보따리를 준비하는 모습은 사뭇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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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선교팀원들이 집들을 방문하여 아이들을 전도하고 있다.
100년전 서양 선교사들 이 우리 나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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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도한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여름성경학교로 향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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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한 영혼을 향한 주님의 마음을 가지고 한 아이 한 아이를 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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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말이 아닌 함께 함의 기쁨에서 나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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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통하지 않아도 그저 나와 함께 있어주는 사람으로 인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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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말씀을 나누며 암송 구절을 외우고 있다>

그렇게 모여든 아이들에게 전해 준 그 사랑은 말과 형식이 아닌 함께 함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이요, 몸으로 체험되는 사랑의 능력이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시간 바로 그것이 성령안에서 하나되는 기쁨이요 감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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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이들 입에서 웃음꽃이 폈다.>

시계를 볼 여유조차 없지만 그렇게 한 주간의 시간은 지나가 버렸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사역의 일정 속에 15명의 아이는 그렇게 주님을 더욱 깊이 사랑하고 그와 같이 내 이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자신에게 베풀어 주신 주님의 그 사랑과 은혜가 감사해 나도 그 사랑 전하고자 시작한 이번 멕시코 단기선교의 귀한 씨앗들이 잘 자라나 한 민족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며 열방을 주의 품으로 인도하는 귀한 믿음의 용장들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