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2016] 교회탄생 10주념 감사음악회-미주초연 오라토리오 “루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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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전 작사 작곡의 오라토리오 ”루디아”는 룻기를 배경으로 이방 땅에서 모든 것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는 나오미와 그의 두 며느리 오르바와 루디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루디아”라는 이름은 룻의 영어이름인 ”Ruth”의 애칭(diminutive name)인 ”Ruthia”를 한국발음으로 표기한 것으로 작곡가 김홍전이 룻이란 인물의 사랑스러운 면모를 강조함과 동시에 발성에 있어 발음하기 용이한 가사를 쓰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 오라토리오는 보아스와 룻의 관계보다는 나오미와 룻이 유다 땅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 과정 가운데 각 인물의 내적 갈등과 믿음의 고백을 함께 담아 내고 있다. 룻기 외에도 신약의 여러 구절들이 인용되었으나 가사의 상당부분은 창작가사이며 창작자는 가사를 지을 때 개혁교회의 교리에서 벗어남이 없도록 주의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오라토리오 ”루디아”는 암울했던 일제치하 가운데 작곡되었다. 1942-44년은 일제 말기로 정신대를 포함한 각종 공출이 한국 민족의 경제적인 삶을 도탄에 빠뜨렸고,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식량 배급표를 주지 않던 암울한 시기였다. 그러나 그 당시 김홍전은 신사참배를 하지 않아 생명의 위협을 받던 와중에도 세상과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를 오직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데 사용하고자 한 것이다. 특별히 일제 말기에 그의 사촌 형 (김인전 독립투사)의 한국임시정부활동으로 인해 그의 가정에 대한 일경(日警)의 감시와 위협은 그의 청년 생활에 많은 괴롬과 고뇌를 주었다. 그런 중에도 그는 말씀의 영감을 얻는 것과 찬송의 영감을 기록하는 일을 쉬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에서 그는 항상 산에 올라가 하나님께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기도 하였다고 그의 수상록에 기록되어 있다. 이 때, 오라토리오 “루디아”의 초고가 탈고 되었다.
이제껏 발표된 수많은 오라토리오들 중 ’룻’을 주인공으로 하는 오라토리오는 몇 작품 되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잘 알려진 작품이 없다. 보잘것 없는 과부가 된 한 이방여인을 통해 예수님의 족보를 이루어 가시는 놀랍고도 아름다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오라토리오라는 예술적 형식을 통해 보다 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또한 세상의 화려하고 순탄해 보이는 넓은 길이 아닌 주님과 동행하는 좁은 길을 택한 한 창작자의 작품을 통해 우리 또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 룻처럼 하나님을 선택하는 은혜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이와 같이 오직 하나님만을 높여 드리기 위한 창작작품들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를 기대하고 소망해 본다.
이번 LA사랑의교회 탄생 10주년 감사 음악회로 올려드린 오라토리오 루디아는 미주에서 최초로 올려지는 공연으로 4명의 전문 성악가들과 200여명의 연합찬양대와 오케스트라, 아가페 중창단과 H2 Choir 합창단의 협연으로 웅장함을 더했다. 또한, 이번 오라토리오에는 루디아의 작곡자인 고 김홍전 목사님의 가족들이 참여하여 살아생전 아버님이 남기신 곡을 함께 나누며 이 자리를 준비해 주신 교회에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이번 오라토리오를 통해 그 어떤 상황속에서도 돌이켜 하나님께 향한 자들에게 주시는 회복과 평강의 메세지가 온 땅에 선포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