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능력이 없어 너희를 북조선에 남겨 두는 줄로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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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날 목사님 설교중 하나님뜻에 순종하며 기다리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함께 나누고 싶어서 올립니다....
"내게 능력이 없어 너희를 북조선에 남겨 두는 줄로 아느냐!!"
"매맞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랍니다" 라며 북조선에 남겠다고 하신 79세의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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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고 병들고 지쳐 있었습니다.
그래도 밥을 준다고 하니
바지를 걷어 올리고 징검다리를
하나 둘 조심조심 건너 오셨습니다.
남루한 옷차림..
그는 몹시 추위에 떨고 있었고
신발은 다 헤어져 있었습니다.
또 얼굴은 검게 아니..
병색이 완연한 그는
조선족이 큰 소리로
“김씨 아저씨 저녁 자시러 오시라고 해라!” 외치니
세 명의 젊은 친구들과 함께 건너 오셨는데
젊은 친구라야 60대 후반,
이 할아버지는 79세였습니다.
할아버지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비굴하지 않으며 정직하였고 거룩함과 경외함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저는 이야기를 나누기 전 한 마디 말을 던졌습니다.
“왜 나오려고 하세요?”
“찬송이나 마음 놓고 한번 불러보고 싶어서…”
할아버지가 눈길을 피하려 땅 바닥에 시선을 두고 우물우물 쏟아 낸 말입니다.
‘왜 탈출하려는가’라는 질문에 노인은 답을 하셨습니다.
“찬송 한번…”
할아버지가 건너 온 그 냇물 소리마저 들리는 듯 했습니다.
허름한 집 마루에 걸터앉은 우리,
아니 그 분들의 모습이 잊혀질까 오히려 두려운 적막이 흘렀습니다.
“언제 나오실 수… 있으세요?..
빠를수록 좋지 않을까요?”
순간 내 머리 속에는 계산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미 65명의 탈출자들의 말을 들었던 터여서
비용을 계산하며 방법과 이동할 길목들을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공안들을 어떻게 설득시켜야 할지..
그리고 어느 산을 넘어야 할지.. 아이들도 있다지 않는가?
긴~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찬송 한 번 마음 놓고 불러보고 싶다는데 무슨 설명을 붙여야 할까?
‛도와 드리겠습니다’
한 마디로 결론 내려 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말을 쏟아냈습니다.
순간 노인은 이렇게 혼잣말 처럼 중얼거리셨습니다
“그래도 결정하기 전에 하나님께 물어보아야…”
그는 일어나 울타리 밖으로 걸어 나가신 후...
한 10분이나 걸렸을까?
노인이 돌아오셨습니다
노인의 얼굴을 보니
그 거친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리며
주먹은 꽈악 쥔채로 몸을 곧게 세우셨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물었소이다.
저 미국에서 온 이목사가 우릴 돕겠다는데 따라 갈까요?" 라고…
그런데 하나님은..
"내가 능력이 없어서 너희들을 북조선에 남겨두는 줄로 아느냐?’
라고 하시더 군요.”
서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노인의 어깨가 들썩거렸습니다.
그는 흐느끼고 있었던 겁니다
“목사님...
매 맞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랍니다.
굶는것도 하나님의 목적이랍니다.
혹시 기회가 주어지면 남조선으로 가서 찬송이라도 실컷 부르고
아버지 집에 가고자 했는데…
이 땅에 남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시니…..”
숨소리가 거칠어지더니…
“어서 가시라요! 경찰이 온다지 않소?”
누군가가 노인에게 알린 모양이었습니다.
일단은 철수해야 했지만 저는 좀 더 머물기를 원했습니다.
가지고 간 돈도 드려야 했고, 노인의 말도 좀 더 들어야 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서울로 가시자고 한 번 더 권하는 제게
“나도 아오. 자유가 무엇인지를… 예배당 종도 쳐봤고,
성가대도 주일학교 교사도 해봤지요.
하지만 이 자리에 머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시니…
자유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지 않겠소?
압네다. 나도 압네다. 자유라는 게 좋은 게지…
마음 놓고 성경 읽고, 찬송하고, 새벽기도 나가고,
헌금도 할 수 있고…”
노인 외에 다른 이들이 재촉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사를 드리려다가 무릎을 꿇고 노인이 신고 온 신발에 입술을 대고 우는 동안 나의 목에 눈물이 떨어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재촉하는 손길이 있어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드리고
“안녕히 계시라요.” 인사를 하자
그렇게 점잖았던 노인의 음성이 강하게 쏟아져 나왔습니다.
“천국에서 만나자요!!”
저는 죄인의 모습이 되어 노인에게 작은 소리로
“예, 천국에서..........."
<카타콤 소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