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량 / 정혜신
페이지 정보
본문
천재지변의 사고로 딸을 잃은 엄마가
한 세미나에서 자신이 겪은 감정을 말하는 도중
눈물이 복받쳐 말을 잇지 못하면서 발표가 중단되었답니다.
그랬더니 사회자가 슬며시 곁에 다가와
물컵을 건네주면서 속삭이듯 말했다지요.
‘눈물도 말言이에요’
그 한마디로 깊은 날숨 같은 위로를 받았고
덕분에 감정을 잘 추스를 수 있었다는
그녀의 경험담을 전하는 일은 차라리 사족입니다.
자신을 그 엄마의 입장에 놓고 생각하면
금방 답이 나오는 문제이니까요.
부부 싸움 도중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너무 답답해서 울고 있는 아내에게
‘당신이 지금 울고 있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해서 말해보라’는
논리적 남편의 전략적 주문은
아내 입장에선, 일종의 재앙입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눈물도 말(言)입니다’ 같은
지혜와 아량을 발휘할 사람이 곁에 있다면, 축복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와 아량이 어른의 필수 조건인 것 같은 생각이
절실해지곤 합니다.
점점, 그런 어른 같은 사람이 그렇게 좋아지더라구요.
- 정혜신 -
남에게 아량을 베푼다는 것,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예요.
작은 한 마디 말이 남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주는데도...
마음은 항상 아량을 베풀고 살고 싶지만
이기적인 내 마음이 언제나 먼저 나를 지배해버려
거기에 지고마는 자신을 보며 마음 아리게 후회하지요.
예수님의 제자의 모습은
남에게 많은 아량을 베풀고, 선의를 베풀고 살아야 하는데...
부끄러운 마음이지만...
저도 지혜와 아량의 화신 같은^^ 어른이 되려고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