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는 울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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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결혼하는 딸에게 어머니가 ‘얼어붙은 눈물(frozen tears)’이라고 부르는 진주를 선물한다. 딸이 결혼 후 흘릴 눈물을 상징하는 선물이다. 왜 하필 진주인가.
진주는 ‘아비큘리데’라는 굴의 몸에 들어온 모래알이 변해 생성된 보석이다. 몸에 모래알이 들어오면 굴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카’라는 특수한 물질을 생성해 살갗에 파고든 모래알을 끊임없이 감싸거나, 아예 모래알을 무시해버려야 한다. 나카가 모래알을 감싸면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고통의 분량만큼 진주는 점점 커진다. 모래알을 무시하면 통증은 없지만 살이 곪아서 곧 죽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삶의 모래알을 만날 때 기도로 맞서 눈물의 진주를 만드는 사람이 있고,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가 파멸하는 사람이 있다. 역경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인생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삶의 모래알이 주는 교훈
눈물은 강력한 힘을 갖는다. 아내의 눈물은 남편을 감동시킨다. 자녀의 눈물은 부모의 마음을 녹인다. 눈물의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인다. 곡읍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하소연할 상대가 없는 사람은 울지도 못한다. 크게 놀란 아이들은 부모의 얼굴을 보면 아무 말도 못한 채 울음만 터뜨린다. 어린이의 통곡은 가장 강렬한 사랑의 표현이다.
고아는 울지 않는다. 고아는 슬프고 괴로워도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울어도 관심을 가져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처가 눈물샘을 막아버렸다. 고아는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고아처럼 빙결된 영혼을 녹이는 것은 사랑뿐이다.
미국 미시간주의 성 요셉보육원에 아주 포악한 고아 소년이 있었다. 걸핏하면 친구들과 싸웠다. 학교에서 퇴학까지 당했다. 입양도 실패했다. 고아 소년은 웃음과 눈물을 모두 잃어버렸다. 어느 날, 베레다 수녀가 그를 꼭 껴안으며 속삭였다. “하나님은 너를 놓지 않는다. 너를 사랑한다. 힘들 때는 울며 기도하라.”
소년은 이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피자 만드는 일에 몰입했다. 피자 한 판을 11초에 반죽하는 최고 기술자가 됐다. 나중에는 피자 체인점을 만들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 사람이 바로 도미노 피자를 만든 톰 모너건이다. 이것이 사랑의 힘이다. 눈물의 힘이다. 기도의 능력이다.
누구나 삶의 짐이 있다. 한국에서 유능한 가장으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족들은 모두 ‘슈퍼맨 가장’을 원한다. 자녀들은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고 응원한다. 아내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말라”고 격려한다. 그런 응원이 가장을 더욱 힘들게 한다.
가장도 힘들고 괴로우면 울어야 한다. 그냥 울면 불쌍하다. 그냥 울면 처량하다. 그러나 기도하면서 울면 희망이 보인다. 기도하면서 울면 힘이 난다. 눈물의 기도가 축복으로 변한다. 눈물의 기도가 소망이 된다.
눈물 기도가 진주를 만든다
고아원에 버려진 아이들은 울지 않는다.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와 보듬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적 고아는 울며 기도하지 않는다. 눈물의 기도를 들어줄 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이 더욱 외로운 것이다.
때론 눈물이 축복이 된다. 우리의 삶 속에 모래알이 침입해 올 때, 그것을 눈물의 기도로 감싸면 역경이 진주가 된다. 하나님은 눈물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신다. 눈물로 기도하면 아픈 부분을 만져주신다. 온전한 모습만 남기고, 곪은 부분을 제거하신다. 눈물로 기도하면 해결책도 주신다.
고아는 울지 않는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 사람은 울보여야 한다. 눈물의 기도가 진주를 만들기 때문이다.